9월 25일, 안압과 지압.


그제와 어제는 생리를 맞이하는 뻑적지근한 몸의 운동회 덕분에 약간 눈을 뜨고 있기 힘들정도로 눈이 아팠다. 안압이 올라갔다는 것이 바로 이런 거로군! 눈알이 오웅 뽀개질 듯이 아프군아. 하면서도 노트북을 쉽게 닫지 못하고 생리증후군으로 인해 안압이 오르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고 나니 안압은 더욱 오르는 것 같아서 얼마전 다운로드 해 놓았던 지압점 앱을 가동. 열심히 이곳 저곳을 지압했다. 특히 왼쪽눈 위의 어떤 지압점(이름이 어려워)은 손이 닿기만 해도 엄청나게 아팠다. 문제는 바로 이곳이군! 정말 절실한 마음으로 약 40분 정도 집중적으로 그곳만 마사지를 했다. 그런데 뭔가 눈은 좀 풀리는 것 같으면서도 아픈 자리의 통증은 줄어들 줄을 몰랐다. 아직 밤이 오지 않았지만 눈이 아프니 조명은 끈 상황. 눈의 상태를 육안으로 관찰하기에는 모든 것이 귀찮은 상태. 그렇게 깊은 잠을 못자고 몇시간이 흘렀고.

다시 일을 하려 불을 켜고 주섬주섬 주변을 정리하다 거울을 보게 되었다. 아프던 왼쪽 눈 위의 바로 그 자리에는 뾰루지가 나있었다. 저런. 뾰루지를 40분이나 주물렀다니. 바보 같아. 웃고 나니 눈은 제법 건강해진 듯 편안해져 있었다. 물론 여섯시간 쯤 일을 하고 나니 건조해서 뻑뻑해졌지만.

참 다양하고 시시하게 말을 듣지않는 몸이 약간 미웠던 주말이지만, 천재 베이시스트에게 일거리를 넘겨주고 새 운동화를 신고서 약간 여유를 즐기는 일요일 밤의 교훈은. 지압은 훌륭하다. 그런 것 같다. 다음주에는 엘가네 집에서 꿈틀대고 있다는 아기고양이 다섯마리를 만나러 놀러갈 거고. 진짜로 영화를 봐야지. 안압은 지압으로 이겨낼 수 있으니까 해피 엔드!
by picis_ | 2011/09/25 19:58 | 좀 시끄러우면 어때 | 트랙백

9월19일, 아스피린.


새 노트북을 구입했고. 동료(?)도 한명 늘었으니 나름 사세확장 기념.

어딜봐도 거지같은 자막프로그램이 새 노트북의 윈도우7 64비트 환경에 적응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통에, 3일이나 어르고 달래봤지만 영 신통치가 않다. 비스타가 그리워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엄청나게 좋다는 그래픽 칩셋을 반쯤 죽여놓고 별 희한하면서도 화려한 자체 소프트들을 언인스톨하고 나니 그럭저럭 돌아가기는 하는데 그러는 동안 지옥에 다섯 번은 다녀온 것 같다. 너무 좋은 새 노트북을 당장 팔아버릴까 하다가 곧 업데이트가 되겠지 하면서 참기로 했다. 

그리고 또 벌써 네명째의 동료. 새로운 아르바이트생? 직원? 을 맞이하게 되었다. 새로운 직장을 찾아 떠난 친구들을 눈물로 축복하며 전설의 베이시스트를 영입했는데, 장래가 촉망되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고 암튼 열심히 연수 중이다. 새 사람에게 적응하는 일이 매번 꽤나 충격적이고, 지시를 하는 입장이 되는 것도 도통 성미에 맞지 않아서 빨리 이 시간이 지나갔으면 하고 기도하고 있다.

사실 나는 요즘 엄청나게 일하기가 싫다. 덕분에 하고 싶은 일이 얼마나 많이 생겼는지 모른다. 도예를 배우고 싶고, 자전거를 좀 오래 타고 싶다. 봄부터 노래하던 남도여행을 하고 싶고, 겨울에 잃어버린 구제 셔츠와 거의 비슷한 셔츠를 구하러 일본에 가고 싶고, 반짝 돈 좀 벌 때 야한달을 만나러 뉴욕행 비행기를 타고 싶기도 하고, 가을 산에 오르고 싶고, 애니메이션도 보고 싶다. 그리고 우선은 나무를 좀 만지고 싶다.

사실 여름이 끝나기 전까지는 바쁘게 일하는게 썩 나쁘지 않았다. 그만큼 포기해야 하는 것도 많았지만 러너스 하이처럼 바쁨 자체가 주는 희열도 있었다. 그치만 지금은 아니다. 이 핑계 저 핑계대며 아등바등하는 것이 약간 꼴사납다는 생각이다. 세상에 즐거울 게 없어서 일하는=돈버는 기쁨이라니. 핑계도 이만하면 다 써먹은 것 같고 놀고 쉬며 정신차려야 할 것 같다.이러다 정말 내일 모레쯤에는 꼰대가 될 것 같아 엄청 무섭다. 오늘만해도 자칫 새 노트북과 함께 결의를 다질 뻔하질 않았나. 그러니까 일단 전원을 끄고 잠을 자야 겠다. 

   

by picis_ | 2011/09/19 04:07 | 좀 시끄러우면 어때 | 트랙백 | 덧글(1)

촉촉한 촉촉촉.


추석이었다. 집안일이 많아 명절 상비군을 풀가동하며 바깥일을 소홀히 할 작정이었는데, 가족들도 바깥일이 많으니 괜찮다며 집안일을 거의 제외 시켜주었다. 사실 뭐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휴식이라는 아이템을 구입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덕분에 꽤 많이 논 것 같다. 일없이 실내에 오래 머무르는 것이 지겨워 어디로든 나가고 싶었지만 마냥 일을 놓을 수 없어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길목에 있는 편의점이란 편의점은 모두 들르는 것으로 갈증을 채웠다. 그런데그런데 그렇게 이틀동안 동네를 달리며 새로나온, 오랜만인, 각종 음료수를 두루 마시다보니 어느새 몸도 마음도 조금 촉촉해진 것 같다. 요새 신나게 놀고 싶어 시도한 대부분의 도전이 별다른 소득없이 오히려 쫄딱 망하는 것으로 끝나곤 했는데. 그냥 이렇게 조용조용히 의무감 없는 이틀을 보낸 것이 이렇게나 촉촉함을 주다니. 그렇다니. 노는 것 보다 쉴 필요가 있었구나. 그런 감탄을 하는 밤이다.

by picis_ | 2011/09/13 02:05 | 좀 시끄러우면 어때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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